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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공사기간 줄이고 친환경까지… 한국에어로테크 新공법 주목

"기존 목재로 된 흙막이 버팀목을 철제로 만들어 싱크홀도 예방하고, 공사비도 15~20%, 공사기간도 50% 정도 줄였습니다."

정부가 내년에 23조원을 사회간접자본(SOC)에 쏟아 붓는 가운데, 공기단축 효과와 작업자 안전 확보, 공사비 절감 등의 장점을 가진 '교각기초 흙막이 신공법'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이 공법은 서해선 복선전철 등 철도 사업에 적용돼 공사비 절감에 큰 도움을 주고 있어 향후 도로 및 철도 교량을 세울 때 필요한 교각 공사에 다양하게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4일 서울 구로 가산디지털단지 소재 한국에어로테크 본사에서 만난 이종상 회장은 "교각기초 흙막이 신공법은 기계화 시공,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자재"라며 "안전성, 시공성, 경제성 3박자를 모두 확보했다"고 밝혔다.

■친환경 공법으로 패러다임 바꿔
한국에어로테크는 건물 기초공사, 교각 기초공사, 관로 공사, 암파쇄 방호시설 공사, 도로용 안전시설과 관련된 건설 가설재와 설비 서비스를 공급하는 기업이다. 지난 2001년 가시설 업계의 선구자로 불리는 안영호 대표가 만든 회사로, 신공법 및 자재 개발을 통해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다. 과거 독일의 SBH사와 기술 제휴해 상수도 관로공사 흙막이 기술을 개발한 후 현재는 교각기초 흙막이 신공법을 통해 도로 및 철도 공사에도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이 회장은 "기존 공사의 경우 터파기를 한 후 흙이 쏟아져 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목재로 된 토류판을 사용했다"면서 "하지만 공사 후 회수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암암리에 파묻다보니 30년 후 썩으면서 싱크홀의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예컨대 교각이나 관로 등을 만들기 위해 땅을 파기 위해서는 'H'자 모양으로 된 빔을 땅에 박는다. 이후 땅을 파내려가면서 빔 사이에 흙막이용 두꺼운 판자인 '토류판(土留板)'을 끼워 넣어 굴착 벽면을 지지한다. 한국에어로테크는 이 토류판을 목재가 아닌 고강도 철제로 바꾼 것이다.
그는 "싱크홀의 원인 중 80%가 노후화 된 하수도이지만 목재 토류판 역시 부차적인 원인 중 하나일수도 있다"라면서 "반면 철제 토류판은 100% 회수가 가능하고 싱크홀도 예방할 수 있어 기존의 목재 토류판을 대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철제로 된 토류판은 재활용이 가능하고 기계로 설치하다보니 안전사고도 적다"면서 "기존 목재가 2m라면 철제는 4m 이상으로 폭을 넓혀 원가도 15~20% 절감할 수 있고, 재활용이 가능해 경제적이며, 친환경적이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토목 분야의 권위자로 평가받는 이종상 회장이 합류하면서 한국에어로테크는 천군만마를 얻었다. 이 회장은 서울시 도시계획과 건설 분야의 요직을 거치고 한국토지공사 사장과 전문건설공제조합 이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화려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어로테크의 잠재성과 아이디어의 참신함을 보고 합류를 결정했다. 이 회장과 가시설 분야의 뛰어난 기술자인 안 대표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파트 이어 지하철 공사가 최종 목표
실제 한국에어로테크는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손을 잡고 '건축·토공용 흙막이 가시설 신공법'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을 만들 때 흙이 무너지는 것을 막는 흙막이 공법으로, 이 기술이 적용되면 관로공사, 도로 및 철도 교각 공사 위주에서 아파트나 업무용빌딩 등 대형건물 공사까지 사업영역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LH의 기술 지원금을 받아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일부 공사 현장에서 시범 설치를 하면서 확대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기술이 확대되면 자재와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대기업들과의 협의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에어로테크의 최종 목표는 아파트 사업에서 신공법을 활성화한 후 나아가 깊숙이 땅을 파고 들어가는 지하철 공사에 이 공법을 적용하는 것이다. 지하철의 경우 지하 50m 이상 내려가기 때문에 지금 보다 좀 더 큰 기계와 자재를 개발해 사업에 진출해야한다.
이 회장은 "한국도로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에 기술마켓 등록을 완료하고 국토부 신기술을 진행 중이며 타 경쟁사와 기술면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특허 등록도 지속적으로 추가하고 있다"면서 "내년부터 지방에 도로 및 철도 공사가 많은데 교량이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우리 신공법이 많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12월 25일 파이낸셜뉴스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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