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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철제 토류판 '뜬다'

100년 전만 해도 흙과 나무로만 집을 짓던 시대였었다. 그러나 지금 기술의 발달로 건설자재는 그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게 풍요로워졌다. 건설시장의 대세는 나무에서 콘크리트로 넘어간지 오래. 마지막 아성을 지키던 목재 토류판도 이제 그 바통을 넘겨 줄 때가 왔다. (주)한국에어로 테크(대표 안영호)에서 출시한 신기술 철제토류판이 그 주인공이다.
 

토류판이란 각종 건축 및 토목공사시 필수적 기초과정인 흙막이 구조물에 사용되는 자재로서 철제 H-Beam을 약 2m마다 막고, 그 사이에 끼워 토사붕괴를 막아 주는 것이다. 기존의 토류판은 목재로 만들어져 있었다. 목재의 특성이 특성이니만큼 탄성과 내구성이 떨어져 흙의 외압에도 약하다. 한 번 사용하고 나면 버려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목재 토류판의 가장 큰 문제는 부식, 건조 등으로 뒤틀려 색깔 및 강도가 떨어지기 쉽다는 점이다. 필요규격을 현장에서 절단해야 하는 불필요한 공정단계 때문에 장비사용 및 인건비 등 시공비 상승 요인이 발생한다. 가능하면 싼 가격에 좋은 품질의 자재를 사용, 빠른 시간 안에 튼튼하게 완공해야 하는 것을 추구하는 기업의 입장에선 꽤 골치아픈 소재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에어로 테크가 내놓은 철제토류판은 건설업계에 희소식이다. 우선 시중가격이 목재에 비해 50% 가량 저렴하다. 반영구적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가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예를 들어 연간 3~4회 재사용한다고 치면 10년간 사용하면 거의 50%, 최고 80%까지 저렴하다고 볼 수 있다.
 시공성과 내공성도 우수하고, 공장에서 규격별 제품이 생산 공급되어 불필요한 공정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역시 강도가 강하다는 것을 최고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기존 목재 토류판과 비교해 보았을 때 목재의 허용휨응력이 105kg/㎠인 반면 철제는 1,800kg/㎠로 17배가 넘는 강도를 자랑한다. 환경의 시대라는 21세기에 걸맞게 환경친화적 제품이란 것도 눈여겨볼 점이다.
 

2건의 발명특허와 3건의 실용신안등록 신기술 적용, 안산공과대학 기계과에서 그 성능을 인정받은 제품으로 이미 많은 건설현장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고속도로의 경우는 거의 독점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이며, 한국통신 설계표준으로 채택, 한전 철탑 기초용 납품 등 철제 토류판의 진가를 현장에서 서서히 인정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 독일 SBH사와 기술제휴한 상하수도공사 흙막이용 SLIDE PANEL 역시 출시되자마자 각 1군 업체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는 중이다.
 안영호 대표는 "한국에어로테크의 브랜드파워 비결은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기술력이다. 판에 박힌 것 같지만 정도의 길을 가는 것이 최선이다." 라고 말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동남아와 일본 등에서도 러브콜이 쇄도함에 따라 올해 매출 목표를 100억원 이상으로 잡고 추가주문 생산에 부산하다며 밝게 웃는다. 중소기업으로서 홍보에 한계가 있었으나 금년 상반기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펴고 판매보다 중장기 렌탈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 업체들에게 호감을 사고 있기 때문인 듯 하다. 지하철 등 용도별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으며 금년 연말에 다시 건설 신기술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지속적인 R&D에 수익의 10% 이상씩 투자하여 기술개발의 속도를 늦추지 않는 그의 행보가 내년 매출 목표 250억의 거대한 목표만큼이나 커 보인다.   [2004.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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